빛이 지나간 자리
김정윤,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



산책자가 찾은 빛
산책은 주변을 관찰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관찰의 주체인 산책자는 관찰을 하고 풍경을 포착할 수 있다. 신준민 작가는 일상 속에서 발견한 풍경과 장소를 소재로 그것을 예술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동안 작가는 대구의 달성공원, 야구장(시민운동장) 등 대구에서 오랜 랜드 마크였지만 지금은 그 의미를 상실해가거나 장소의 이전 등으로 사라지게 되는 장소를 주로 작업했다. 그 후 일상이 하나의 모험이라는 주제로 일상에서 발견되는 새로움을 찾아가는 작업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풍경의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1) 익숙하지만 낯설고 쓸쓸해 보이는 풍경들…(중략) 산책자가 기억하는 풍경의 모습과 순간적으로 포착된 시선들은 감각적 파장을 일으키며 산책자의 감각과 중첩된다. 신준민의 작업은 자신이 일련의 시간동안 지켜봐왔던 풍경 속의 산책자가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풍경의 흔적이 작업 되어가기
예술가에게 작업의 소재와 주제는 무궁무진하며 그 가운데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을 선택하여 작품의 세계를 구축한다. 신준민 작가가 발견한 풍경은 ‘그’ 장소가 주는 ‘그’ 순간의 기억이 포착되고 이미지로 기록된다. ‘그’ 이미지가 작업실로 이동하고 작업이 시작되면서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게 되고 발견한 그 ‘흔적’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신준민 작가는 자신이 택하는 장소와 그것이 작품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거리감과 자신의 모든 감각을 투입하여 화면에 표현한다. 그리하여 본래 장소와 작품 사이에서 펼쳐지는 낯섦을 캔버스에 담아내어 본래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풍경을 탄생시킨다.


빛, 자리
익숙한 장소가 갑작스럽게 낯설게 느껴진다던지 처음 보는 장소에서 익숙함을 느끼거나, 감각적 의미를 부여받았을 때, 그 풍경은 작가의 작업 속 풍경으로 들어오게 된다. 장소와 풍경에서 출발하는 작가의 작업은 이번 전시《빛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특히 ‘빛’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빛을 풍경에서 조우하게 될 때, 풍경을 흐릿하게 만들어버리거나 하얀 잔상을 만들어내어 또 다른 풍경을 창조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빛이 지나간 자리가 만들어낸 어쩌면 보이지 않는 풍경 같은 것이다. 2)이를 통해 이번 작업에서는 작가가 포착한 풍경의 흔적에 존재했던 빛, 그 ‘빛이 지나간 자리’를 그려내어 풍경 속 빛에 담긴 아우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흔적에서 발아하는 빛은 산책자(작가)가 찾은 풍경에서 느낀 빛의 강렬함에서 출발하여 빛의 자리를 탐색하는 과정의 작업이 된다. 실제 풍경과 작가의 작업 속 풍경의 거리감은 다시 이번 전시에서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서 느껴질 일종의 거리감과 낯섦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선택한 빛과 흔적의 풍경은 이 거리감과 낯섦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풍경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 이다. ‘빛이 지나간 자리’를 통하여 그들의 기억 속 빛의 풍경을 떠올려보며 자신들의 빛을 찾아가는 과정의 시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1) 필자는 2019년, 작가의 Dalseong Park(2013-14), Playground(2015), White Park(2019) 시리즈를 통해 작가의 작업에 대해 위와 같이 기록한 바 있다.
 2)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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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Observed by a Wanderer
KIM Jeongyoon, Curator of Daegu Art Museum    



Taking a walk makes us observe our surrounding area. The observer captures scenes while taking a walk, which is what the artist, SHIN Junmin does to create his work of art with his own visual language. He made paintings of Daegu Dalseong park and Daegu baseball stadium, which were landmarks of Daegu for a long time, but lost their original purpose or moved to a new location. Since then, under the subject, ‘Daily Life as an Adventure’, he explores various new forms of our daily lives.
He, as a wanderer, captures familiar, but mysterious and desolate scenes…  His memory of the scenes and what he captures arouse his senses. SHIN Junmin’s work of art starts as he becomes the wanderer in certain places that he watches for a while. [1]

 
Traces of Scenes Sublimated to a Work of Art
What an artist can choose as his or her subject matter is abundant. A lot of artists choose what they are attracted to. Certain scenes that SHIN Junmin found are depicted as an image created from his memory of ‘the moment’ that he was there. Moved to the studio, ‘the image’ becomes the clue to find the ‘traces’ of the scenes, which are organized and classified.
SHIN Junmin expresses the gap between the ordinary scene that he chooses and the one that becomes his work of art during the process of his art-making with all of his senses. The unfamiliarity caused from the gap is what creates a new scene on his canvas that is different from the scene in reality. 

Light, Space
When he gets a strange feeling from a familiar place or feels comfortable being in a place that he has never been before, the scenes of those places become the scene of his work of art. His exhibition this time, Space Where Light Lingered, is about light featuring his works of certain spaces and scenes. When he encounters light in a space, it blurs the scene of it or forms an afterimage, which makes him create another image on his canvas. It may be an invisible scene created from a space where light lingered. [2] His exhibition is mainly about the aura of light depicted in the scene of his painting that he captured in the Space Where Light Lingered. 

During the process of getting strongly attracted to light and finding the space of it in terms of composition, light formed from the traces of the scene becomes his work of art. The gap between the real scene and that of his painting causes the viewers to have a strange feeling. The scene made of light and traces of certain places will give the viewers a chance to appreciate a new scene caused by a feeling of distance. Through his exhibition this time, Space Where Light Lingered, I hope the viewers can have a time to find their own light, appreciating the light-scene in their memory.


[1] Quote from my critique about his work, Dalseong Park(2013-14), Playground(2015) and White Park(2019)
[2] Quote from SHIN Junmin’s artist statement